© 2018 Won Kim all rights reserved.

  • Instagram

순간순간 나오는 감춰지지 않는 이야기

 

인간이 감정을 느낄 때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반응은 바로 표정이다. 우리는 삶을 살아갈 때 다양한 상황 및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이나 상실감 그리고 그에 따른 슬픔·사랑과 같은 여러 감정들을 느끼고 표현하게 된다. 심리학자 폴 에크먼 (Paul Ekman)은 40여 년간 인간의 감정과 관련된 표정에 대해 연구하였는데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써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반응과 관계없이 표정만으로도 보편적인 감정들을 나타낼 수 있다고 실험을 통해 증명한 바 있다. 그는 표정감정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환희, 분노, 불쾌함, 슬픔, 놀라움, 두려움 등의 여섯 가지 감정으로 나누어져 있음을 말한다. 이번 작업을 통해 작가는 대인관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작품의 표정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감정들에 있어 인간 본연의 본능으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때때로 숨기지 못하고 외부로 표현하면 살아간다. 얼굴에서 드러나는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과 피부 변화 등은 당시의 감정 표현을 더욱 섬세하고 다양하게 드러나게 해주며 특히 작품 속의 몸짓은 마음을 표현하는 신체언어로써 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자신 또는 상대방의 감정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작가는 인간의 감정과 그 표현 방법에 대하여 개인의 심리상태가 표현되는 얼굴의 표정과 움직임을 통해 감정을 보여주는 행위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때때로 대인관계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싶지만 자신도 모르게 드러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표정을 통해 나타난 감정과 닥친 상황을 느끼듯 작가는 작품의 얼굴만으로도 등장한 인물이 겪고 있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들이 경험하거나 추측할 수 있는 상황을 그려내며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격한 감정까지도 표현되는 것이다. 이렇듯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처할 수 있는 현실에서 보여 질수 있는 감정을 이입하며 상상적 상황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수반되는 당황스러움이나 창피함 또는 수치스러운 감정과 같은 불편함이나 대리만족과 같은 통쾌함, 또는 해결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꺼림칙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이렇듯 작품을 보는 이는 각자의 경험에 비추어 작품 속 사건의 발생과 장르를 스스로 결정하게 된다. 결국 내면 감정이 생기는 순간 표현되는 외적 의미는 표정과 형상을 통해 상대방 또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대변하게 된다. 이렇듯 상황 속에서 표현된 작품의 다양한 감정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조형적 표현에 국한되지 않는 정신적 의미가 개입된 형상인 것이다.

 

김원의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듯 오른쪽으로 몸이 쏠려 있는 남자와 자신의 휴대전화만을 보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보면 아마도 남자는 여자에게 어떠한 관심을 받고자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삐죽 나와 있는 혀는 더욱 관심을 표현하는 모습으로 보여 지며, 여자는 이러한 관심에 전혀 반응하고 있지 않고 이에 남자는 투명인간이 된 듯하다. 보는 이가 여성이라면 남자의 관심에 불쾌감이 전달 될 것이며, 남성이라면 역시 여성의 관심 없는 모습에 수치스러움을 전달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반대로 느껴질 수도 있으며 이러한 표정언어는 말하지 않아도 순간적인 장면을 통해 읽어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정답이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작품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서로의 감정이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으며 서로의 감정이 달라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듯 숨길 수 없는 감정들이 쌓여 우리는 서로와의 관계를 엮고 오해와 상처, 그리고 갈등 또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작가는 외연(外延)만이 아닌 내포(內包)와 같이 보는 이 각자가 심리적 탐색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내면의 모습 즉, 감성을 지닌 인간 그 안의 본연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품 속 표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으며 가식 없는 내면의 심리적 메시지를 찾고자한다. 이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감춰두었던 인간적 본질에 접근하여 ‘감정’ 본연에 대해 이해하고 성찰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보는 이들과 함께 진실한 내면의 소통을 기대해본다.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사 김미량

일상의 만화경을 그리다

  

자신의 삶에서 유래한 모든 고민을 시각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미술일 수 있다. 구체적인 사회적 삶 속에서 살아가는 화가 또한 일상을 살면서 겪어나가는 일들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기에 작품의 주제를 자연스레 그 매일 같이 치러내는, 실감나는 삶 안에서 길어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모든 작가의 그림은 결국 광의의 차원에서 살펴보면, 자기 삶의 반경에서 나오기에 그 구분을 정확히 가늠하기가 쉽지는 않다. 어느 것은 삶에서 나오고 또 어느 것은 삶과 무관하다고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여간 작가의 작업이란 필경 그의 삶에서 파생된다. 그런데 문제는 작가가 파악하고 관찰하는 삶이 과연 어떤 것이냐 하는 것이다.

 

​삶은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타인은 나의 삶에 있어서 본질적이고 결정적인 존재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말 그대로 ‘타인’이란 점이다. 나는 그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 나와 동일한 욕망의 소유자이면서 동시에 너무도 다른 이가 바로 타자다. 그 불가해한 타자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또한 삶이다. 따라서 나의 관점만으로 삶을, 타자를 바라보고 이해하기란 무척 어렵다, 더불어 삶은 특정한 시공간의 소산이다. 그리고 현실은 무수한 이야기, 이데올로기(신화, 문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 현실을 이루는 특정한 이야기 속에서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파악하며 산다. 따라서 삶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렵다. 하여간 우리는 그 안에서 나고, 살고, 죽는다. 무엇보다도 동시대 한국 사회는 경쟁과 생존이 기본 모티프가 된 시대로서 살아남거나 생존하기위해서는 스스로를 경영하고 관리하고 상품화해야 하는 체제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의 모든 것은 이른바 자본주의적 서사 속에 깊숙이 포섭되어 있다. 그것이 현실의 감각을 규정한다. 그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는 없다. 그로인해 모든 주체는 항상적 불안감에 시달린다.

 

김원은 그러한 서사를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는 동시대 한국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다소 우울하게 관찰하고 있다. 그 특정한 현실의 감각에 대한 자신의 다소 막연한 감정, 그러나 비교적 선명한 분노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우선 작가는 자신의 삶의 반경 안에서 관찰한 사람들의 만화경을 드로잉으로 담았다. 생각거리를 안겨준 것들을 신속하게 채집했다. 술집과 노래방, 길거리 등에서 흔하게 접하는 온갖 모습들이다. 술을 마시고 취해있는 이들이자 노래 부르는 이, 키스를 하거나 엉켜있는 남녀, 절하는 사람, 담배를 피우며 사슴의 뿔 같은 커다란 연기(가슴 속 울분의 토로이자 내면의 분출이며 동시에 개별 존재들의 심정을 가시화하는 장치로도 보인다)를 내뿜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다. 특정한 상황 속에서 강요된 행동, 혹은 각박한 생존경쟁 안에서의 처신 및 동시대의 풍속을 연상시키는 여러 풍경이다. 교미 하는 개, 그리고 쥐나 고양이 등도 등장한다. 동물의 교미는 동시대 성 풍속에 대한 은유의 성격이 짙다. 특정 장소는 부재하고 오로지 행위 하는 사람들의 윤곽만이 절취되어 단호한 색면 위에 올라와 있다. 이 고립감은 그들의 동작과 행동을 보편적인 패턴으로 시각화하고 그것을 뒤섞어 재배열함으로써 자신의 현실감각에 대한 인식의 지도화를 시도한다. 그는 낱장의 드로잉을 통해 수집한 개인들이 행동 양식을 모아 풍경을 그려나가면서 자신이 감각화 한 이 한국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러니 그의 그림은 모종의 문장과도 같다.

 

작가는 자기 시대의 풍속화를 경쾌하고 활달한 드로잉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로서는 그 선이 지닌 힘이 돋보였다. 선과 검은 색의 과잉, 그리고 형태파악이나 조형에서의 안배가 아쉬운 것도 있지만 어느 선들은 예기치 못한 매력으로 반짝였다. 작가는 자신의 시대를 일정한 거리에서 조응하면서, 관찰하면서 그 모습을 다시 재현하고 있다. 천태만상의 사회상이 어지러이 흩어져있다. 수많은 사람들과 얽혀 살아가야 하는 이 사회에서 개별존재들은 타인과의 관계성을 예민하게 도모해야 한다. 다양한 페르소나를 지녀야 하며 작가말대로 “원활한 대인관계와 공동체 의식 등 여러 시선들로 인해 자신을 포장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바짝 움츠려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작가는 가혹한 자본주의이데올로기에 의해 강요된 체제 아래에서 희, 노, 애, 락, 애, 욕, 칠, 정의 여러 감정을 지닌 체 자신을 관리하고 살아가야 하는 동시대 한국인들의 보편적인 모습을 관찰하고 그 모습에 대한 일련의 복합적인 감정과 반성적인 시선을 표현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선의 활달한 맛 그리고 검은 색의 깊음에 의탁하고자 한 것이다.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Drawing a Kaleidoscope of the Everyday

​​Art could be a visual explanation into problems that arise in one's life. An artist, like any of us, cannot be free from the challenges posed by specific social conditions, and such everyday life confrontations is naturally bound be make its way into the artist's work. When one comes to think of it, in a broad sense, all artists' inspiration comes from their lives, and it is often very difficult to discern the boundary between art and life. In other words, it is difficult to deem which part has to do with life and which does not. In any case, an artist's work is ultimately derived from one's life. The real substance is what kind of life is the artist making an observation and an understanding of.

 

Life is formulated in the relationship between oneself and others. Others are an essential and decisive part of one's life. The concern is literally implied in the word 'others'. One does not know anything about the others. They are difficult to understand, and have an ambition that competes with one's own goal, but also, at the same time, are so different from oneself. And life comes a condition in which one has to coexist with this incomprehensible 'others'. Hence it is very difficult to understand life and others through only one's own point of view, and furthermore life is a product of a specific space and time. In addition, reality is composed of endless narratives and ideologies (mythology and culture). We, therefore, understand and accept life through specific narrative frame that make up this reality. Hence, it is seldom possible to understand life as it is. In either case, we are born into, live, and die inside that frame. Above all else, today's Korean society, whose motif is molded by endless competition and survival extinct, is a system where one must commercially sell and manage oneself in order to survive. It is thus quite fair to say that everything in Korean society is deeply embedded in the grand narrative of capitalism. It is what defines how one senses the reality. Nobody is free from it. It is what puts all beings in constant anxiety. Won Kim makes a rather depressing observation of the various people living in contemporary Korean society who are forced to accept such narrative. Kim's intention is to visually express one's feeling on the specific reality which is somewhat of a vague feeling, but also of a relatively clear anger. The artist made a drawing of a kaleidoscope of people he could observe in the boundary of his life. He swiftly collected things that gave him food for thought. Bars, karaoke places, streets, and others are all familiar scenes. Drunkards, singers, couple kissing or hugging each other, bowing people, heavy smoker fuming out thick cloud like a big horn of a deer (it seems to imply a pent-up anger imploding and an instrument that visualize individual being's feelings) all make up diverse portraits. The forced actions in particular situation or measures taken in extremely competitive condition all remind the viewer of one's own landscape. Fornicating dog, rat, and cats also appear. These makes a heavy analogy of today's culture around sex. The particularity of the place is absent, and only the people posing various actions sit on the colored planes with their outlines. Such sense of isolation has been visualized by universal pattern of their gesture and actions, and by mixing and repositioning them, the artist attempted at mapping one's perception of one's own sense of reality. Kim aims at throwing a critical message on reality and the Korean society which he sensitized through his drawing of scenes which is a collection of individual's actions. Hence his picture can be considered as a kind of a phrase.

 

​The artist is expressing the landscape of one's age through light-hearted and lively drawings. I can clearly see the spirit in these lines. The line and the excess black, and the understanding and arrangement of form seems to show an area for improvement, but an unexpected charm makes the surface glisten. The artist accepts the age he is living in from distance, observing and reproducing the scene. The multiple facets of the society are scattered about without any order. Individuals who cannot avoid clashing with myriads of others have to be sensible and accommodate the relationship with others. One must possess various personas, and citing the artist, one "lives all cringed up with his claws hidden and putting up false pretense to deal with others in functional way, being aware of the community." In summary, the artist entrusted in the depth of the color black and the lively and expressive lines his series of complex feelings and reflections on his observation of universal portraiture of contemporary Koreans who must control various emotion - the joy, the anger, the sorrow, the pleasure, the love, the hatred, and the desire - under the forced system built by the ruthless capitalist ideology.

​Youngtaek Park (Professor at Gyeonggi University, Art Critic)